교회가 있는 건물 1층에는 두 자매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이 카페는 주일에 문을 닫곤 했습니다. 가끔 커피를 마시러 가서 두 자매를 만나면, 왠지 ‘교회 다니는 자매들 같다’는 느낌을 주는 말투와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두 분 교회 다니세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두 자매는 “아니요. 교회는 안 다녀요. 가끔 절에는 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제 사람 보는 눈이 아직 부족했던 것이죠.
얼마 전에는 교회가 있는 건물 3층에 세무·회계 사무소가 새로 오픈했습니다. 지나가다가 젊은 대표를 만났는데, 잠깐 대화를 나누는 동안 ‘교회 다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친절하고 예의바른 말투와 태도를 보였습니다. 나중에 커피를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물었습니다. “혹시 교회 다니십니까?” 그러자 그는 웃으며 “아니요. 저는 성당에 다닙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셔서 교회 다니시는 줄 알았습니다”라며 웃었습니다. 절보다는 교회와 가까운 듯했지만, 역시 교회는 아니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과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택합니다. 성도인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저는 새벽예배에서 사사기를 설교하고 있습니다. 사사기 4장을 보면, 이스라엘이 또다시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철병거 900대를 가진 가나안 왕 야빈을 통해 이스라엘을 치셨습니다. 이스라엘은 고통 가운데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하나님은 사사를 세워 그들을 구원하셨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가나안과 싸워야 했습니다. 전쟁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무기가 필요하고, 군사가 필요합니다. 전략과 지휘관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드보라라는 한 여인을 사사로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하나님이 친히 개입하셔서 가나안을 패하게 하셨습니다. 도망가던 가나안의 장군 시스라는 결국 야엘이라는 한 여인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하실 때 종종 부족하고 연약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사용하신다는 것입니다. 물론 때로는 능력 있는 사람을 사용하시기도 하십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고백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했습니다”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습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는 경험과 지식, 동료들의 말, 혹은 각종 미디어의 정보를 통해 늘 ‘철병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무기, 많은 군사, 강력한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너희에게 필요한 것은 철병거가 아니라 나를 향한 믿음이다.”
성경 전체가 우리에게 이 사실을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여러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철병거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믿음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이 믿음안에서 승리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