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4.6 칼럼
사진: Unsplash의Vladislav Babienko

사무엘이 죽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영적인 지도자였고, 두 명의 왕을 세운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고,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 바로 사무엘이었습니다. 사무엘의 죽음은 사울에게 큰 충격을 주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무엘은 사울의 영적 스승이자 그를 왕으로 세운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사울과 사무엘 사이가 나빠졌지만, 사울은 여전히 사무엘을 의지하고 있었습니다.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줄 사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줄 사람은 사무엘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필 사무엘이 죽은 뒤에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공격해 왔습니다. 그것도 이스라엘의 허리 부분을 노렸습니다. 만약 사울이 이번 공격을 막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남과 북으로 갈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었습니다. 사울은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썼습니다. 하지만 사울은 이미 놉 지방에 있던 제사장들을 모두 죽인 상태였습니다. 그의 곁에는 선지자도 없었고, 하나님의 뜻을 물을 때 쓰는 에봇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사울은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이때 사울은 절대 가면 안 되는 길을 선택합니다. 신접한 여인을 찾아간 것입니다. 사울에게 “안 됩니다, 왕이시여! 신접한 여인에게 가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해줄 신하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결국 사울은 옷을 갈아입고, 캄캄한 밤에 엔돌에 있는 신접한 여인을 찾아 떠납니다. 이 장면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첫째, 사울 곁에 충성스러운 신하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마음 아픕니다. 사울은 분명 이스라엘 전국에서 신접한 사람과 점쟁이들을 쫓아냈던 왕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가 신접한 여인을 찾으려 할 때, 신하들이 그 방법을 알려줄 정도로 이스라엘이 영적으로 타락해 있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로 안타까운 점입니다.

사울은 신접한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여인에게 “사무엘의 영을 불러 올려라”라고 말했습니다. 신접한 여인은 정말로 어떤 영을 불러냈습니다. 그 여인은 그 영이 사무엘인지 몰랐지만, 사울은 알아보았습니다. 사울은 그 영에게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사울은 과연 무엇을 기대했을까요?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이기기를 바랐을까요? 아니면 자신이 평안히 죽기를 원했을까요? 하지만 사무엘의 영은 사울에게 절망적인 말을 전합니다.

첫째, “하나님이 너를 떠나셨다.”
둘째, “이스라엘은 다윗에게 주셨다.”
셋째, “내일 너와 네 아들들이 죽을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사울은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온몸에 힘이 빠져버렸습니다. 그는 음식을 먹을 기력조차 없었고, 힘겹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자 신접한 여인이 사울을 위해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사울과 그의 일행은 결국 음식을 먹고, 자신들의 진영이 있는 길보아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신접한 여인이 불러낸 것이 정말 사무엘의 영이었을까요? 성경을 해석할 때, 어떤 구절은 그 부분만 봐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구절은 성경 전체를 통해 봐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무엘의 영이 올라왔다는 이야기는 후자에 속합니다. 만약 정말로 사무엘의 영이 사울 앞에 나타났다면, 이는 성경의 말씀에 위배됩니다. 왜냐면 성경은 사람이 죽으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으면서 ‘완전한 부활을 기다린다’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마태복음 17장에서 예수님이 변화산에 올라가셨을 때, 모세와 엘리야와 말씀을 나누신 적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서 오늘 본문은 신접한 여인이 행한 일입니다. 그래서 본문의 사건도 하나님이 특별히 ‘이 때 예외적으로 행하신 일이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무엘의 영은 악령이 가장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맞다고 봅니다. 하나님이 금하신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옳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사울은 이렇게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갔습니다. 그렇다면 다윗은 어땠을까요? 다윗에게도 두려운 순간이 있었을까요? 당연히 있었습니다. 다윗도 때로는 잘못된 길을 가고, 실수한 선택을 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런 순간에도 하나님을 바라보았고, 말씀대로 살려고 힘썼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다윗이 가장 두려워했던 순간은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었을 때였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두려워했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했습니다. 여기서 두려움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무서움입니다. 이는 죄를 지었을 때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느껴야 하는 감정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에, 죄를 지으면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둘째는 경외감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나 같은 피조물과는 전혀 다른 분이심을 깨달을 때 나오는 마음입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 거룩하심, 전능하심을 알고 존경하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이 바로 예배입니다.

다윗도 삶 속에서 두려운 일을 겪었지만, 하나님을 더 두려워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했습니다. 두려운 상황에서도 모든 것을 선하게 이끄시는 하나님을 믿고, 말씀대로 살았습니다. 다윗은 가야 할 길을 한 걸음씩 꾸준히 걸어갔습니다.

이 길을 가장 완벽하게 걸어가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도 인간의 몸을 입으셨기에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있으셨습니다. 특히 십자가를 앞두셨을 때,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주세요”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셨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세요”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고난의 순간에도 예수님은 끝까지 가야 할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삶에도 힘들고 어려운 때가 있습니다. 사울이 느꼈던 두려움과 떨림이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전능하신 하나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야 할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늘 예배하며 하나님을 알아가고, 그 길을 잘 걷는 여러분과 제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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