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막내의 얼굴이 어두워 보였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막내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내용 자체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일이 3개월 뒤에 있을 일이었습니다. 막내는 3개월 뒤 해야 할 일이 너무 부담스럽고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막내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3개월 뒤에 일어날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고, 잘 기다리며 준비해 보자.”
막내가 제 말을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걱정을 미리 당겨서 하지 말아라.”
그런데 잠시 뒤, 제 마음속에 ‘너는?’이라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돌아보니 제가 12개월 뒤에 있을 일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내 걱정은 당연하지’라고 생각했지만, 곧 말씀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태복음 7:3).
결국 저나 막내딸이나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니, 사실은 제가 훨씬 더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걱정과 우리의 모습
우리는 어쩌면 걱정할 수밖에 없는 연약함을 가진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걱정에 걱정을 더합니다. 또 우리는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미리 준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준비를 하다 보면 걱정도 함께 하게 됩니다.
문제는 우리가 걱정이 준비라고 착각할 때입니다. 걱정이 많아지면 그것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 오해합니다. 그러나 걱정은 걱정일 뿐입니다.
물론, 만약 우리가 걱정을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며, 부지런히 행동한다면 그것은 ‘좋은 걱정’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걱정은 우리 마음에 부담을 주고, 얼굴을 어둡게 하며,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결국 그런 걱정은 단순히 ‘걱정일 뿐’입니다.
걱정이 가져오는 문제
걱정은 우리의 마음을 나누어 놓습니다. 걱정이 많아지면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하게 되고, 결국 하나님과 멀어지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걱정이 생길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합니다.
꼭 기억하십시오. 걱정은 준비가 아닙니다.
우리가 걱정으로 마음을 나누기보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맡길 때 비로소 진정한 평안과 준비가 이루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