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께서 가버나움에서 사역하시던 중,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을 뒤로하고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 동쪽에 있는 가다라 지방으로 가셨습니다. 이곳은 데가볼리 지역 중 하나로, 이방인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 무덤 사이에서 살던 귀신들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도착하시자, 그 사람이 바로 예수님께 나아왔습니다.
그 속에 있던 귀신이 예수님께 말했는데, 처음엔 예수님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였습니다. 귀신은 오히려 예수님께 간절히 부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요청을 들어주신 것처럼 보입니다. 귀신은 근처에 있던 돼지 떼로 들어가기를 간청했고, 예수님이 허락하시자, 군대 귀신이 돼지 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돼지 떼 약 2,000마리가 호수로 뛰어들어 모두 물에 빠져 죽은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귀신이 물을 피해 다닌다고 말합니다. 이 장면은 마치 출애굽 때 홍해에서 애굽 군대가 물에 빠져 죽는 장면과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이 결국 귀신도 때가 되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지옥에 던져질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지셨는지, 심지어 귀신들조차 제압하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돼지를 치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 놀라 마을로 뛰어가 소식을 전하자, 마을은 난리가 났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와보니, 그 광인이 회복되어 평범한 사람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모두 놀랐습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예수님을 반기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는 회복된 사람보다 죽은 돼지 떼가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더 많은 돼지 떼가 죽을까 두려워하며 예수님께 떠나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결국, 예수님은 그곳을 떠나 가버나움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겉으로 보면 예수님은 실패하신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가복음을 보면, 그 회복된 광인이 예수님을 따라가고 싶어 했지만 허락받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는 데가볼리 지역에서 자신이 만난 예수님을 전하며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어려웠겠지만, 그 지역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예수님의 이름을 알렸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수많은 사람을 뒤로하고 이 광인 한 사람을 위해 가셨습니다. 부정한 곳인 무덤에서, 부정한 이방인과 마주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온전히 회복시키셨습니다. 예수님은 부정한 것을 거룩하게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도 한때는 부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고통과 절망 속에 살며, 지옥에 갈 수밖에 없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셨고,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먼저 그 은혜에 감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은 우리도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회복된 광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무모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은 바로 그런 사랑이었고, 그 사랑이 있었기에 우리가 구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도 예수님을 닮아야 합니다. 세상이 말하는 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끝까지 사랑하며, 무모해 보일지라도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어디서든 우리에게 부어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우리도 그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