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Unsplash의 Franco Antonio Giovanella

제가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고시원에서 지냈습니다. 잘 곳은 있으니 이제, 먹으며 지내야겠죠? 다행히 고시원에서 밥과 김치는 그냥 주었습니다. 나머지 반찬만 있으면 되었죠. 무엇을 해서 먹을까? 고민했습니다. 집에서 어머님이 해주시던 밥을 먹던 청년이 무슨 반찬을 하겠습니까? 그냥 간단하게 소지시를 샀습니다. 후랑크 소시지라고 아시죠? 대충 밥하고 먹어야겠다 싶어서 그걸 샀습니다. 나름 알뜰하게 하려고 100개짜리를 샀습니다. 소시지를 사서 고시원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유통기한을 봤습니다. 유통 기한이 딱 일주일 남았습니다. 그냥 바꾸러 가면 되는데, 그 당시는 그 생각을 못했습니다. 오로지 ‘일주일 안에 다 먹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일주일, 하루 세끼 다 먹으면 21끼, 회사에 다녔으니까 고시원에서 먹을 수 있는 양은 많이 먹어야 10끼였습니다. 그러니까 한 끼에 소시지 10개씩 먹어야 하는 양이죠. 처음에는 잘 먹었습니다. 삶아 먹기도 하고, 튀기기도 했죠. 김치와 볶아 먹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돈육 100%가 아닌 소시지였습니다. 3일 정도 지나니 입에 물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도저히 먹을 방법이 없어서 젓가락에 끼워 가스불에 구워 먹었습니다. 결국은 다 먹었죠.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소시지만 보면 제일 먼저 무슨 생각이 날까요? 그때 100개짜리 돈육 70% 함유된 소시지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모든 음식물의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만큼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잘 기억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여호수아 4장에서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돌 열 두개를 쌓아놓고 ‘기억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은혜를 자주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돌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이 그 때 그 때 주시는 은혜를 기억할 수 있는 돌을 쌓아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돌을 쌓고,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돌을 쌓고 주변에 항상 돌을 잘 쌓아놓기를 축복합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은혜를 잊지 않고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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