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7 칼럼
2025.12.7 칼럼

 1. 들어가는 말: 일상의 작은 일이 주는 놀라운 영향력

우리는 살면서 거대한 목표나 중대한 사건에 집중하느라 일상의 작은 일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조던 피터슨의 책 『12가지 인생의 법칙』의 소제목처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는 말은, 우리가 위대한 일을 하기 전에 먼저 나의 주변과 내면을 정돈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방 청소가 위대한 사람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의 작은 행동들이 우리 삶에 결코 별 볼 일 없는 일이 아니며, 우리의 영적인 여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큰 목표를 세우지만, 그 목표를 향해 가는 도중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 예를 들어 나쁜 습관이나 무질서한 환경에 발목이 잡히곤 합니다. 내가 하려는 거룩한 일과 일상이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우리의 삶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작은 일에 충성하지 못하는 사람은 큰일에도 충성할 수 없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일상에서 작게 보이는 일들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기도 하고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수난 예고와 성전세 납부 사건을 통해, 제자의 길인 십자가를 지는 것과 일상의 작은 순종, 즉 ‘방 청소’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2. 제자의 길: 고난 속에서 영광을 바라보는 훈련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제자들에게 자신의 수난과 부활을 두 번째로 예고하셨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사람들의 손에 넘겨지고(배반당하고), 죽임을 당하며, 사흘 만에 살아날 것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넘겨지다’나 ‘죽임을 당하다’는 단어에는 이 일이 단순히 운명이 아니라, 성부 하나님이 예수님을 ‘꼭 살리실 것’이라는 의미처럼, 이 모든 일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 가운데 반드시 일어날 일이라는 확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어쩔 수 없이 고통을 당하시는 것이 아니라, 예정된 구원의 길을 가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들의 귀에는 오직 배신, 십자가, 죽음이라는 고난의 단어만 크게 들렸습니다. 그들은 궁극적으로 주어질 승리(부활)보다 당장 눈앞의 고통(죽음)에 시선이 갇혀 있었습니다. 산 위에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보았던 제자들조차, 산 아래 현실로 내려와서는 고난의 그림자에 압도당한 것입니다.

우리 역시 제자이기에 예수님이 가신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이 길은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내던져지는 ‘배신’의 길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잘한 것 같은데 결과는 그렇지 못하거나, 최선을 다했음에도 여전히 상황이 어려운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때 우리는 ‘내가 벌을 받나?’, ‘내가 지은 죄 때문인가?’라며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실망하기 쉽습니다. 인도네시아 선교 중 쓰러졌던 목회자의 고백처럼, 우리 삶에는 정신을 잃을 만큼 무섭고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고난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었듯이, 우리 삶에 닥치는 낙심케 하고 절망케 하는 모든 일 역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이시기에 우리는 그 상황을 믿음으로 견뎌내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길은 우리의 옛 습관과 ‘내가 옳다’는 의지를 내려놓는 ‘죽음’의 길입니다. 이는 단순히 선한 결심이 아니라, 갈라디아서 2장 20절의 고백처럼, 나의 자아, 내 감정, 내 자존심을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고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는 삶을 말합니다. 부부관계나 자녀 교육에서 내 기준을 내려놓고 말씀대로 대하는 것이 바로 이 ‘죽음’의 길입니다.

히브리서 12장 2절은 이 힘든 길을 가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예수님은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그 기쁨은 바로 우리 죄인들이 죄 용서받고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는 부활의 영광이었습니다. 우리도 버려짐과 고통의 길을 걸어갈 때, 눈을 떼지 말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부활의 영광을 바라볼 때 우리는 십자가의 고난을 견뎌낼 힘을 얻게 됩니다.

 3. 일상의 방 청소: 실족시키지 않는 작은 순종

제자의 삶이 이처럼 수준 높은 고난과 영광의 길이라면, 예수님은 왜 갑자기 성전세를 말씀하셨을까요? 마태복음 17장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성전세 납부 사건은, 십자가라는 거대한 사역을 앞둔 예수님이 지상의 사소한 의무에 얼마나 충실하셨는지를 보여줍니다. 반 세겔(이틀 치 일당)에 해당하는 성전세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의 목숨을 하나님께 대속하는 돈이었으며, 빈부귀천 없이 모두가 평등한 하나님의 백성임을 드러내는 영원한 규례였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의 진정한 주인이시자 대속 제물의 완성자로서, 성전세를 낼 법적인 의무가 전혀 없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그러나 우리가 그들이 실족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물고기를 통해 성전세를 내도록 하셨습니다.

여기서 ‘실족하다’는 헬라어로 ‘스칸달리조’이며, 이는 사람의 발 앞에 돌을 놓아 걸려 넘어지게 하다는 뜻입니다. 이 단어에서 영어의 ‘스캔들’이 나왔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영광스러운 신분을 내세우며 세금을 거부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실 경우 예수님을 대적하는 이들에게 ‘예수가 율법을 무시하고 지상의 질서를 파괴한다’는 빌미를 제공하여 그들을 불신과 죄에 빠지게 할까 염려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상의 질서를 존중하고, 복음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 윤리적 모범을 보임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윤리적 표본’을 완성하셨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이 ‘실족시키지 않는 원칙’을 철저히 따랐습니다. 그는 사도로서 당연히 재정적 지원을 받을 권리, 결혼할 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위나 말이 혹시라도 복음에 걸림이 될까 봐 지혜롭게 행동했습니다. 그는 천막 만드는 일을 했고, 성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다른 사람이 실족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우상 제물처럼 논란이 될 만한 음식조차 다른 이가 실족할까 봐 차라리 영원히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바울의 삶은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지혜롭고 조심스러운 일상에서의 ‘방 청소’였습니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회자가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영수증까지 챙겨 보고하는 이유, 아내와 잘 지내려 노력하는 이유, 교통 신호를 잘 지키려 노력하는 이유, 욕설이나 험담을 삼가고 옆 사람들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복음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우리의 설교를 듣기 전에 우리의 행동과 말을 먼저 봅니다. 우리가 남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것, 때로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화를 덜 내고 잘 웃는 것, 돈을 지혜롭게 사용하고 옷을 적절하게 입는 것 모두가 복음을 가리고 있거나 드러내고 있는 우리의 ‘방’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경솔한 말과 행동이 옆 성도에게 상처를 주어 신앙생활에 실족하게 한다면, 이는 십자가의 길을 막는 행위와 같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서로 배려하고 섬기며 품어주는 ‘사랑의 방 청소’가 필요합니다.

 4. 결론 및 적용: 일상 순종으로 십자가를 져라

우리가 작은 일상에서 힘이 되는 말을 하고, 정직하며, 돈을 지혜롭게 사용하고, 가족과 잘 지내고, 인내하고 참을 때, 이런 삶을 통해 우리는 고통의 길,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을 잘 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말씀대로 잘 사는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삶이며, 영광의 길로 나아가는 토대가 됩니다.

오늘 우리는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1. 예수님처럼 우리도 고난과 영광이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합니다.

2. 이 길은 예수님에게서 눈을 떼지 않을 때(부활의 영광을 바라볼 때) 잘 갈 수 있습니다.

3. 우리의 일상에서 말씀대로 살면 십자가의 길을 잘 갈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적용]

1. 시선을 영광에 고정하십시오: 삶의 고통스러운 순간(배신, 죽음과 같은 고통)이 닥쳐올 때, 그것이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 안에 있음을 믿고 예수님에게서 눈을 떼지 마십시오. (히 12:2) 고통이 끝났을 때 주실 기쁨과 영광을 바라보며 견뎌내십시오.

2. 방 청소를 시작하십시오: 나의 말, 행동, 재정 사용, 인간관계 등 작고 사소하게 보이는 일상이 다른 사람에게 복음의 걸림돌(스캔들)이 되지 않도록 지혜롭게 처신해야 합니다.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성전세를 내셨던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으십시오.

3. 작은 순종으로 자아를 부인하십시오: 일상에서 작게 보이는 순종 (예: 화를 덜 내기, 남을 비방하지 않기, 손해를 감수하기)을 통해 나의 자아가 날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자기 부인’의 훈련을 실행하십시오. (갈 2:20)

저와 여러분 모두 일상에서 말씀대로 순종하며 십자가를 지고 영광의 길을 향해 나아가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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