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구 성도들이 먼 지방에 가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맡겨진 차를 평소 관리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그 차를 빌려드렸습니다. 성도님들은 아침 일찍 출발해서, 하루 종일 일정을 마친 후 늦은 저녁에 교회로 돌아왔습니다.
운전을 맡았던 집사님이 저에게 차 키를 건네며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차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점검 한 번 받아보시는 게 좋겠어요.”
저도 차 소리가 조금 낯설긴 했지만, ‘별일은 아니겠지’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카센터(자동차 정비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정비소에서 돌아온 소식은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차를 폐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엔진오일이 거의 없어 엔진이 심하게 손상됐습니다.”
너무 놀랐습니다. 그렇게 상태가 나쁜 차로 어떻게 먼 길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을까요?
이 일을 통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삶도 혹시 이와 비슷하지는 않을까요?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 없이 하루를 살아낸 것처럼 보여도, 속에서는 이미 중요한 부분들이 무너지고 망가져가고 있는 건 아닌지요. 일이 돌아가고, 별 탈 없이 하루를 보냈다고 해서 ‘나는 괜찮아’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예배의 자리에 나아오십시오.
하나님의 말씀 앞에 나를 세워 보십시오.
매 순간, 말씀이 나를 비춰야 합니다.
지금 내가 주님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는지, 말씀에 순종하며 살고 있는지,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바른 길인지 우리는 끊임없이 점검해야 합니다.
말씀 안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주님을 향해 바르게 걸어가는 삶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말씀 앞에 설 때, 우리 영혼의 상태를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은 우리를 고치고, 회복시키며, 다시 힘 있게 걸어가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