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윗은 블레셋의 가드로 두 번째 망명했습니다. 그의 망명은 겉보기에 성공적으로 보였습니다. 다윗은 시글락에 1년이 넘도록 머물렀습니다. 그 무렵, 블레셋은 다시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준비했습니다. 블레셋 군대는 아벡에 집결했고, 이스라엘은 이스르엘의 샘 곁에 진을 쳤습니다. 전쟁을 향해 나아가는 블레셋 군대의 가장 뒤에는 가드 왕 아기스와 다윗이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다윗은 매우 곤란한 입장에 놓였습니다. 만약 블레셋과 함께 전쟁에 나가게 된다면, 다윗은 자기 민족인 이스라엘과 싸워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 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막히게 됩니다. 전쟁터로 향하면서 다윗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이 곤란한 상황은 사실 다윗의 선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묻지 않고 자신의 판단으로 블레셋으로 망명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인 다윗도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왜일까요?
놀랍게도, 성경에 나오는 많은 하나님의 사람들도 실수를 했습니다. 이것은 바로 인간의 전적 타락 때문입니다. 아담의 타락 이후로 모든 사람은 죄 가운데 태어납니다. 전적 타락은 우리가 스스로 선한 것을 행할 수 없으며, 하나님을 찾을 수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받았지만, 여전히 타락한 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윗처럼 실수하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실수했을 때, 하나님은 어떻게 하실까요?
블레셋의 방백들은 전쟁에 다윗이 참여하는 것을 매우 불안하게 여겼습니다. 혹시라도 전쟁 중에 다윗이 블레셋을 배신하고 이스라엘 편에 서면, 블레셋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방백들은 아기스에게 다윗을 전쟁에서 배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기스는 다윗을 신뢰하고 있었지만, 다른 방백들의 반대를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아기스는 다윗을 시글락으로 돌려보냅니다. 다윗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게 되었고, 이는 그의 인생에서 정말 큰일날뻔한 순간이었습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비록 다윗이 잘못된 선택을 해서 어려움에 빠졌지만, 하나님은 그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기 위한 선하신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바로 이러한 위기 속에서 역사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작정, 예정, 그리고 섭리
하나님은 세상에 일어날 모든 일을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를 ‘작정’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계획’이라는 말은 인간적인 한계를 내포하지만, ‘작정’은 하나님의 완전하고 절대적인 뜻을 의미합니다.
그 작정 가운데 우리의 구원과 관련된 부분이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작정과 예정이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방법이 바로 ‘섭리’입니다.
고난 가운데의 삶
우리 삶에 고통과 시험, 즉 고난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그 고난이 다윗처럼 자신의 실수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로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섭리를 믿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다윗은 고난 가운데에서도 자기 삶에 충실했습니다. 감옥에 갇힌 요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억울한 상황에서도 감옥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고난 속에서도 우리는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또한 고난 가운데 있는 다른 사람을 볼 때, 우리는 정죄하거나 조언하기보다 위로와 공감이 먼저여야 합니다. “네가 지은 죄 때문이야” 혹은 “기도가 부족해서 그래” 같은 말은 상처만 줍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배우면 괜찮아”라고 말하기보다는, 함께 울어주고 기도해주는 것이 섭리를 아는 성도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공동체로 부르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난 가운데 있는 지체를 위로하고 도와주기 위함입니다. 풍성한광염교회가 그런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형통한 삶과 겸손
우리 삶에 고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좋은 일이 있고, 계획한 대로 일이 잘 풀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다니엘은 바벨론과 페르시아에서 총리의 자리에 올랐지만, 여전히 하루 세 번 기도하며 하나님 앞에 충실한 삶을 살았습니다. 요셉도 총리가 된 후 충실히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삶이 잘 풀릴수록, 형통할수록 우리는 더 겸손하게, 예배자로 살아야 합니다. 어깨에 힘을 주거나 다른 사람을 낮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잘될 때 우리는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말고, 함께 기뻐하고 축복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섭리를 아는 사람의 태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하나님의 섭리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것도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에 따른 일이었습니다. 그분은 고난당하셨고, 채찍에 맞으셨으며,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그리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졌고, 그 섭리로 인해 우리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결론
이번 주에 좋은 일이 생기고 계획한 대로 일이 풀린다면, 겸손과 감사의 마음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내 잘못으로 인해 고난을 겪고 있다면,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하나님의 섭리를 기대하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혹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고난 중에 있다면,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알고 믿는 삶이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드러나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