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30 칼럼 이미지
사진: Unsplash의Evie S.

오늘 본문에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두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왜 또 다윗이 가드로 망명을 했느냐?”입니다. 두 번째는 “왜 하나님은 다윗의 망명을 오래 놔두셨느냐?”입니다.

다윗은 사무엘상 21장에서 가드로 망명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곳에서 자신이 도망자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왕이란 사실을 깨닫습니다. 가드 망명 신청을 포기한 다윗은 이스라엘로 돌아와서 하나님의 기름 부음 받은 왕으로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 인식한 것이죠. 다윗은 조금씩 이스라엘의 왕다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사울을 죽일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기회 모두 다윗은 사울을 살려주었습니다. 특히 두 번째 기회에서 다윗은 첫 번째보다 더 성숙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여전히 사울이 두려워했습니다. 길어지는 도망자 생활에 다윗은 너무나 지쳐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를 은혜 가운데 드리고, 뜨겁게 찬양하고 열심히 기도하면, ‘이제 다시는 죄를 짓지 않고 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하나님의 사람으로 잘 살아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벅차오르죠. 그러나 곧 우리는 넘어지고 죄를 짓는 연약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심지어 악한 모습까지 보게 됩니다.

우리는 분명히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자녀됨은 아직 온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이 땅에서 우리의 자녀됨이 완전히 이루어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자녀됨은 천국에서 비로소 온전하게 완성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넘어지고, 실수하고, 죄를 짓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적인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온전함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왜 다윗은 또 가드로 망명을 갔을까요? 그의 연약함 때문입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왜 하나님은 다윗을 가드에 오랫동안 놔두셨을까요?

요나서를 보면 선지자 요나가 등장합니다. 선지자이니 당연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이었겠죠.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이 요나에게 “너는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그것을 향하여 외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요나에게 니느웨로 가서 회개를 선포하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니느웨는 당시 강대국이었던 앗수르의 수도였습니다. 앗수르는 북 이스라엘을 침략하고 끊임없이 괴롭혔던 나라입니다. 결국 북 이스라엘은 앗수르에 의해 멸망하게 됩니다. 요나가 니느웨를 좋게 볼 리 없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다시스로 도망갑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요나를 내버려 두지 않으셨습니다. 배에 큰 풍랑이 일게 하셨고, 요나는 그 모든 상황 속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바다에 던져집니다. 그때 하나님은 요나를 위해 큰 물고기를 예비해 두셨습니다. 요나를 삼킨 물고기는 사흘 뒤에 요나를 육지로 토해냈습니다. 요나는 비로소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돌이켜 니느웨로 향합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그 성읍에 회개를 선포하자, 놀랍게도 니느웨 백성들이 회개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은 죄짓고, 넘어지고, 도망가는 우리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끝까지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찾아오신 하나님은 비록 우리가 엉뚱한 길을 갔을지라도 그것조차 선으로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혼내거나 꾸짖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찾아오신 하나님은 풍성한 은혜를 가지고 오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다시 돌이킬 수 있도록 은혜를 베푸시고, 우리가 다시 깨닫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도록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은 은혜로 우리를 변화시키시는 분이십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잘못조차 선으로 바꾸시고, 우리를 훈련시키시면서 다시 돌이키도록 만드십니다. 다윗을 가드에 오랫동안 놔두신 것도 그의 연약함을 통해 그를 더욱 성숙한 왕으로 준비시키시는 하나님의 섭리였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는 연약함과 악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풍성한 은혜를 안고 우리를 끝까지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 은혜의 풍성함으로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