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14 칼럼
사진: Unsplash의Stanislav Staritsyn

대학교 시절, 개인용 프린터를 사용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프린터는 레이저 프린터였고,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잉크젯 프린터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고 유용하긴 했지만, 속도가 너무 느렸죠.

세월이 흘러, 이제 잉크젯 프린터의 속도는 굉장히 빨라졌습니다. 현재 교회에서 사용하는 프린터는 출력을 하면 “좍좍좍” 하는 소리와 함께 종이가 쉴 새 없이 나옵니다. 처음 이 프린터를 사용할 때, 그 빠른 속도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날, 200장을 출력할 일이 생겼습니다. 속도가 빠르니 ‘금방 끝나겠지’라고 생각하며 프린트를 걸어두고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돌아와 보니, 아직도 프린터가 작업 중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살펴보니, 프린트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었습니다.

처음 수십 장은 “좍좍좍” 하며 빠르게 출력되더니, 90장쯤 지나자 “좌악, 좌악” 하며 속도가 줄어들었습니다. 조금 더 지나자, “좌~~악” 한 장을 출력한 뒤 잠시 멈춰 쉬기까지 했습니다. 프린터 화면을 보니, 과부하가 걸려 쉬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200장이 모두 출력되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영적으로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열정이 넘치고 모든 일이 잘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점점 느려지고, 반응도 둔해지며, 때로는 지치고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처음과 다르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는 한계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충전이 필요합니다. 먼저는 영적인 충전이 필요합니다. 예배의 자리에서 말씀을 듣고, 찬양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몸의 충전도 필요합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좋은 음악을 들으며 쉼을 가져도 좋습니다.

주님 안에서 온전히 충전받아 다시 힘 있게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