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과 만난 다양한 사람들
예수님은 오늘 본문에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시고 놀라운 일을 행하셨습니다. 첫 번째는 회당장 야이로입니다. 회당장은 회당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사람으로, 당시 가장 유대인다운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딸이 죽어가자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야이로는 예수님께 “오셔서 그 몸에 손을 얹어 주시면 딸이 살아날 것입니다”라고 담대하게 말합니다. 예수님은 그의 요청을 받아들이셨고, 딸의 손을 잡아 그녀를 죽음에서 일으키셨습니다.
두 번째는 혈루증을 앓던 여인입니다. 이 여인은 무려 12년 동안이나 지속적인 출혈로 고통받았습니다. 12년 동안 계속된 출혈은 그녀의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결법에 따라 사회적으로도 격리되었을 것을 의미합니다. 그녀는 예수님이 지나가실 때 “예수님의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의 겉옷을 만졌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치유받았습니다. 그녀의 병이 치유된 것은 물론이며, 영적으로도 구원을 경험했습니다.
세 번째는 두 맹인입니다. 이 맹인들은 예수님을 만나 “다윗의 자손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소리쳤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내가 능히 이 일을 할 줄 믿느냐”라고 물으셨고, 그들은 “주여,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에 반응하셔서 그들의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이 세 사건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등장인물들은 모두 구약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 회당장 야이로는 구약에서 엘리야가 사르밧 과부의 아들을 살렸던 이야기를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 혈루증 앓던 여인은 미신적인 생각으로 예수님의 겉옷을 만진 것이 아니라, 구약의 율법과 예언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행동했습니다. 예를 들어, 말라기 4장 2절에서는 “의의 해가 날개를 펴고 치유를 베풀며 떠오를 것이다”라고 예언하고, 민수기 15장 38절에서는 옷단의 술에 대해 명령합니다. 여인은 이 구약의 상징을 이해하고 예수님의 겉옷 가장자리를 만졌습니다.
• 두 맹인은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으로 부르며 메시아적 칭호로 인정했습니다.
둘째, 이들은 모두 구원이 필요했습니다.
이야기에 등장한 사람들은 단순히 병이 낫고, 죽음에서 살아나는 문제를 넘어 영혼의 구원을 구했습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야이로가 “살아날 것입니다”라고 했지만, 동일 사건을 다룬 마가복음에서는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라고 표현합니다. 혈루증 앓던 여인은 치유와 함께 구원을 경험했으며, 두 맹인도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요청을 통해 하나님의 언약적 은혜를 간구했습니다.
셋째, 이들에게는 모두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구약에 대한 지식과 메시아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과감히 예수님께 나아갔습니다. 그들의 믿음은 무모한 것이 아니라 성경적 근거 위에 세워진 믿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자비와 사랑
예수님은 이 사람들에게만 기적을 베푸신 것이 아닙니다. 듣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귀신 들린 사람들 등도 치유하셨습니다. 하지만 바리새인들은 이러한 놀라운 일을 보면서도 예수님을 비난하며 “귀신의 왕을 의지해서 귀신을 쫓아낸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이 이러한 일을 행하신 이유는 36절에서 분명히 나타납니다.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셨다”라는 표현에서 “불쌍히”라는 단어는 헬라어 σπλαγχνίζομαι입니다. 이는 문자적으로 “내장이 끊어질 듯 아프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목자 없는 양처럼 방황하는 사람들을 보며 깊은 연민과 사랑을 느끼셨습니다.
결론
우리는 예수님이 없는 삶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빛되신 예수님이 우리를 찾아오셔서 바른 길로 이끌어주셨습니다. 때로는 방황하고 엉뚱한 길로 갈지라도, 여전히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다시 찾아오시는 예수님이 계십니다. 이 예수님을 매순간 만나며 옳은 길을 걸어가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