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1 칼럼
사진: Unsplash의Jessica Mangano

“주 여호와여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기에 나를 여기까지 이르게 하셨나이까” (삼하 7:18)

우리의 인생에는 다리에 힘이 풀릴 만큼 벅찬 감사의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바라던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건강한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혹은 간절했던 기도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응답되었을 때 우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감격하곤 합니다. 사무엘하 7장의 다윗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지난주 우리는 모든 전쟁을 마치고 백향목 궁에 편안히 ‘앉아’ 있는 승리자 다윗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창밖의 초라한 언약궤를 보며 성전을 짓겠다고 다짐했던 다윗에게, 하나님은 뜻밖의 반전을 선포하십니다. “네가 나를 위해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위해 집을 지어주마.” 이것은 다윗 왕조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시겠다는 약속, 곧 먼 훗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될 구원의 대헌장(Magna Carta)이었습니다.

이 압도적인 은혜 앞에 다윗은 왕의 의자에서 내려옵니다. 그리고 흙먼지 날리는 천막 안으로 들어가 하나님 앞에 ‘앉습니다.’ 성경은 이 두 장면에서 ‘앉다’라는 똑같은 히브리어 ‘야샤브(יָשַׁב)’를 사용합니다. 왕궁에서의 ‘야샤브’가 성공과 통치의 앉음이었다면, 천막 안에서의 ‘야샤브’는 항복과 감격의 앉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어디에 앉아 계십니까? 혹시 성공했다는 자부심의 높은 의자에 앉아 계십니까? 아니면 풀리지 않는 문제로 인한 절망과 패배의 자리에 홀로 앉아 계시지는 않습니까? 그곳은 여러분이 머물 자리가 아닙니다. 이제 그 자리에서 일어나 다윗처럼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내 힘과 자랑을 내려놓고 은혜의 발치에 털썩 주저앉는 그 ‘야샤브’의 자리가 바로 우리가 살길이며, 회복의 시작입니다.

다윗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가문에 주신 약속이 단지 개인의 축복을 넘어, 장차 온 인류를 구원할 ‘사람의 법(토라트 하아담)’임을 깨닫습니다. 율법(토라)은 우리를 옭아매는 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이 길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도록 방향을 가리켜 주신 나침반이자 선물입니다. 다윗이 희미하게 보았던 이 ‘사람을 살리는 법’은 마침내 율법의 실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완전하게 성취되었습니다.

이 놀라운 은혜 앞에서 다윗이 드린 기도는 우리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다윗의 기도는 내 소원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건축’에 동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첫째, 기도는 듣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집을 세우리라(바나)” 말씀하셨습니다. 내 계획을 아뢰기 전에, 말씀을 펴고 하나님이 내 인생을 어떻게 ‘짓고(바나)’ 계신지 설계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기도는 성취를 구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말씀하신 것을 영원히 세우소서(쿰)”라고 기도합니다. 이는 말씀이 글자로만 머물지 않고 내 삶의 현장에서 벌떡 ‘일어나게(쿰)’ 해달라는 역동적인 간구입니다. 셋째, 기도는 맡기는 것입니다. 다윗은 “주 앞에 견고하게 하옵소서(쿤)”라고 마무리합니다. 세상 풍파가 몰려와도 무너지지 않도록 주님께 단단히 ‘고정되는(쿤)’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 기도의 여정 속에서 다윗은 하나님을 “주 여호와여(아도나이 야훼)”라고 무려 일곱 번이나 부릅니다. ‘나의 주인(아도나이)’이시며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시는 하나님(야훼)’이라는 고백입니다. 반면 자신은 열 번이나 ‘종’이라 낮춥니다. 하나님은 완전하게(7) 높이고, 자신은 철저하게(10) 낮추는 이 겸손한 고백 위에 하나님은 영원한 복을 명하셨습니다.

우리는 좋은 주인을 만난 행복한 종들입니다. 때로 인생의 바닷바람이 차갑고 매서울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더 좋은 곳, 영원한 본향을 예비해 두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참(에메트)’되며, 우리의 기도는 그 진리에 대한 ‘아멘’입니다.

이번 한 주간, 분주한 삶의 자리에서 잠시 멈추십시오. 왕의 의자, 교만의 의자, 낙심의 의자를 비우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십시오. 하루 10분이라도 온전히 주님 앞에 머무는 ‘나만의 야샤브 존’을 만드십시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부르십시오. 우리가 종의 자세로 주저앉을 때, 하나님은 우리를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로 일으켜 세우시고, 영원한 복에 잠기게 하실 것입니다.

“주 여호와여, 말씀하신 대로 행하옵소서.” 이 기도가 저와 여러분의 삶을 견고히 붙드는 능력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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